지난 일욜,,천국과 지옥을 오가다,,

지난 일욜,,천국과 지옥을 오가다,,

편지다발 11 6,038
다덜 잘 지내셨슴미까,,
어제 인천의 아침은 황사에 쌀쌀한 느낌마져 드는 칙칙한 날씨였는데,,
왠지 기분이 맬랑꼴리해 지더군요,,,,
홀로 어디론가 가서 폼나게 머리를 쓸어 넘기며 바람이나 맞고 싶은 심경이랄까,,헤헤,,

지난주 토욜엔 북한산엘 갔다 왔죠.
처음 가는 북한산이라 비교적 쉬운 코스를 잡아 올라갔는뒈,,,,
저희는 딴 건 몰라도 밥먹고 쉴만한 곳은 이른바 '명당'을 찾는 사람들인지라,,
백운대 아랫쪽 귀퉁이에서 이곳저곳 들끓는 인파의 점심식사를 피해
주변을 살펴보니 다소 떨어진 건너편쪽에 절벽을 끼고 있는 평평한 바위가 보이더군요,,
그 위론 암벽지기들이 드문드문 거미마냥 붙어있는 그 유명한 인수봉이 있었지요,,
인수봉 밑으로 가자고 결정한 후 인파가 들끓는 길에서 벗어나 옆길로 샌 것이지요,,
날씨가 워낙 건조한터라 켜켜이 쌓인 낙엽의 깊이가 족히 50cm는 되는 듯 했슴미다,,
낙엽들을 헤치고 마침내 명당에 다다라 김밥과 사발면, 커피를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게 없는 바로 그런 시간이 온 것이죠,,

고개를 돌려 옆을 보면 바위에 붙어있는 사람들이 간간이 움직이며 올라가는 명장면도 볼 수 잇고
또 반대쪽으로 돌려보면 절벽 아래로 보이는 빽빽히 들어선 우리네 도시와
산을 뒤덮은(그러나 아직 앙상한) 나뭇가지들,,,
그곳에서 식사를 한 후 2~30분정도 쉬다가 이윽고 하산을 하게 됐슴미다,,
헌데 문제의 발단은 여기서부터였슴미다,,
다시 인파가 들끓는 곳으로 가자니 왠지 돌아가는 것같고 해서 생각하던 중,,
아저씨 한 분이 우리가 앉은 바위 밑에서 올라오는 것이었슴미다,,

'아저씨,, 그쪽에 길이 있나요,,?'

'(아저씨 한동안 멈칫 하다가)아,, 길이 있으니까 올라오지 않았겠슴미까,,
실은 나도 여기가 길이 맞나 하면서 그냥 올라와 봤는데,,
올라오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군요,,허허,,'

(아,,여기도 길이 있는가 보구나,,)
저희는 그 길로 내려가 보기로 하고 그쪽으로 하산하는데,,
얼마 내려갔을까,,,내려가던 길은 아무리 봐도 길이 아닌 듯 했슴미다,,
발을 디딜수록 경사가 90도에 가까운 절벽인 것 같고,,주위는 온통 켜켜이 쌓인 낙엽 뿐이었슴미다,,
먼저 내려가 주위를 살핀 남편은 다시 올라가람미다,,
다시 명당자리 바위 원점으로 돌아와 처음에 올라왔던 그 길로 가자니 그건 아닌거 같고,,
여하튼 몇발자욱이나 걸었을까,,
가다가 다시금 아래를 바라본 남편은 또 샛길로 내려가 길인 듯 하다며 내려오라 함미다,,
해서 저희는 그길로 내려가게 되었지요,,
헌데 이게 왠일임미까,, 이길이다 싶어 싱글벙글 룰루랄라 낙엽을 밟으며 신나게 내려오던 우리는
얼마후 바위들과 절벽만 있는 곳에 다다르게 됐죠,,
다시 올라가기엔 너무 내려와 버렸고, 그냥 내려가자니 절벽의 끝은 도저히 내려갈 수 없는
말그대로 '절벽'이 아닐까 하는 공포감이 드는 것이죠,,
하는 수 없이 먼저 바로 앞의 시선만 바라보며 하나씩 하나씩  바위와 경사를 내려가는 남편과 달리
사방을 온갖 둘러보며 여기가 얼마나 내려가기 안전한가 위험천만한가를 가늠하면서
조금만 위험해 보여도 옴짝달싹을 못하는 저(전 고소공포증이 있어 높은데선 꼼짝을 못함미다)
이러다 여기서 인생 끝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그렇게 생과사를 오가며 길이 아닌 길로 내려와야 했슴미다,,
주변에 사람은 한명도 안 보이고 도대체 저 끝은 어디인가,,거기가 절벽이면 우린 어떡해야 하나,,
등산옷 쫙 빼입고, 배불리 먹고 여유만만하게 내려오던 자태는 다 어디로 간 것인지
어느새 네발 골룸이 되어 바위에서 바위로 겁먹고 겨우 내려가는 그 꼴이란
정말이지 스탈 완존 구겨지는 시트콤이 아닐 수 없었슴미다,,
그렇게 엎어지듯 미끄러지듯 가까스로 내려가다 보니 어느새 저 아래 사람이 보이더군요,,
길이 보이더군요,, 헌데 그 길이 우리가 내려간 절벽과 얼마나 가까이 있을까,,
오로지 그 걱정만을 하며 다다랐을 때,,컴파스 짧은 제 다리로 한 뼘만 뛰면 밟을 수 있는
거리까지 온 것이죠,,얼마나 다행이던지,,
지나가던 사람들은 길이 아닌 벽에서 왠 인간 둘이 내려오자 다소 놀란듯
힐끔힐끔 저희를 쳐다보구 가더군요,,;; 으,,쪽팔려,,

저녁에 돌집에 갈일이 있어 여유가 많지 않았는데,,
막상 시내로 내려가던 길에 주막 하나가 있길래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막걸리 두병을 먹고나니
어느덧 6시 20분,,,돌집은 인천인데 족히 2시간은 걸리겠더군요,,
서둘러 역까지 가서 전철을 타고 부평서 인천지하철 갈아타고, 동막역에 내리자마자
택시가 대기하구 있길래 그걸 타구 돌집을 향했슴미다,,
마음이 너무 급해져서 전철역 갈아탈때도 엄청 뛰었는데 결국 사고가 터지고 말았죠,,
택시에 지갑을 흘리고 내린 것임미다,,,
댄장,,삼일이 지났는데 어떤 쉐인지 연락두 읍네여,,,,
지갑이라두 보내주지,, 선물받은지 6개월밖에 안 된 것인뒈,,댄장,, 

Comments

★쑤바™★
이래서 산은 가면 안돼..-_- 
엄지얌~^^
ㅋㅋㅋ 
편지다발
ㅋㅋ 
KENWOOD
음,,,깝깝한 거리,,,혼내주러 가야겠군,,,후다다다ㅏㄱ! 
편지다발
ㅋㅋㅋㅋ 경기도 어딘가에,,,ㅋㅋ 바부들이 뭔 죄라고,,, 
편지다발
도선사 입구에서 하루제쪽으로 올라갔죠,,
아,,안 그래두 버스편을 생각해봤는데 돌집이 터미널에서 가깝지도 않아서
이래저래 깝깝한 거리였슴미다,, 
명랑!
삼천사길을 모르는구려...
어릴때 정상에서 눈이오는 바람에 길을 잘못잡아 1사단 유격장으로 가서...
우리일행 발자국 따라온 수많은 바부들과 함께... 경기도 어딘가에 떨궈졌던...ㅋ 
Molra^^
어느 쪽으로 올라가셨는지.. 저흰 구기터널쪽으로 올라가서 밥만 먹고 내려오는 거라 ㅋㅋㅋ
신촌이나 합정동에서 인천터미널가는 삼화고속타고 터미널에서 내려서 갔으면 편하셨을텐디..ㅋㅋㅋ 
─며루───
아..산에서 길을 왜 잃어버리나.. 했는데.. 잃어버리긴잃어버리는군요
참다행이네요. 무사히 내려올수있어서.. 밤산(깜깜한산)을 완전무서워하는저로서는
생각만해도 아찔.. >.<

지갑 너무심하게아깝다.. 
cooljazz
ㅡ.,ㅡ;;;; 
공허
일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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